2013년 10월 23일 수요일

소설, '인텔리전스 코드' 읽기 (제 1부 위대한 영웅들의 전장) - ② I.R.A.와 아일랜드 독립운동


저자: 정진형 (BJ Avilla)

* 알리는 말씀: 이 연재는 본 소설과 관련된 역사적, 종교적 사실과 관련된 이론들에 대한 소개를 위한 것이며, 본 소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사-종교 소설들의 이해를 위해서 유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주어진 자료 자체의 주관적 관점으로 인해 실제적인 역사적 사실 혹은 종교적 진실과는 어긋나는 다른 견해가 있을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리는 바이다. 또한 이 글은 소설의 이해를 도우기 위해서 상식적이고 사전적인 차원의 자료로 주로 구성되어서 인용이나 출처를 모두 명기하지 않은 점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

픽션과 사실 - (1) I.R.A.는 누구이며, 아일랜드 독립운동의 본질은 무엇인가?

(1)-1. 소설에 나타난 I.R.A.와 아일랜드 독립운동
이 소설은 아일랜드의 영국본토에 대한 저항과 독립운동을 하였지만, 결국 아일랜드를 떠나 영국에서 자신의 자녀와 손자를 기르며, 그의 무용담을 들려준 아일랜드 공화국군 (I.R.A.)의 피터 콜린스의 손자인 토마스가 주인공이자 세계 정복을 꿈꾸는 그릇된 영웅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주인공 토마스는 할아버지의 피터 콜린스의 무용담을 듣고 자라며, 자신을 아더왕의 화신이라고 믿으며, 세계 정복의 야욕을 꿈꾸게 된다. 성장한 후에 자신이 영국사관학교에서 납득키 힘든 일들로 퇴학을 당한 후에 직접 아일랜드 공화국군 (Irish Republican Army)의 후신이며, 무장 테러 단체로 알려진 Provisional I.R.A.에 가입을 함으로써 본격적인 그의 야망의 스토리는 시작되게 된다. I.R.A. 즉, 아일랜드 공화국군은 누구인가? 또한 Provisional I.R.A.는 I.R.A.와 어떻게 다른가?

(1)-1'. I.R.A.와 아일랜드 독립운동의 실제 역사
I.R.A., 즉 Irish Republican Army라고 불리는 아일랜드 공화국군은 사실 아일랜드 독립군 이라고 하는 표현이 더 알맞다고 생각된다. 실로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무력이 필요하다는 사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아일랜드 단결 협회의 1798년 봉기와 1803년 로버트 에머트가 주도한 합병 반대 봉기, 1848년의 1848년 청년 아일랜드인 봉기등을 거치면서 무장 조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왔다. 1919년의 아일랜드 공화국군 결성은 이러한 역사를 통해 결성되었던 18세기의 방위군, 1826년 결성되었던 리본멘, 19세기의 아일랜드 토지 연맹등의 군사적 전통을 계승한 것이었다. 1916년 부활절 봉기를 주도한 아일랜드 의용군과 아일랜드 시민군은 다시 아일랜드 공화국군을 표방하였다. 아일랜드 공화국군의 정신은 확고한 신념으로 무장되어 있었으나 화력은 열악한 수준이었다. 1919년 창립당시 아일랜드 공화국군의 병력은 1,500여 명 수준이었으며 무기는 수백정의 소총이 전부였다. 게릴라 전이 가장 활발하였던 1920년 당시 아일래드 공화국군으로 참전한 인원은 2~3천여명 규모였다. 독립전쟁 기간 동안 연인원 5천여명이 아일랜드 공화국군으로서 활동하였고 이 중 500여 명이 전사하였다. 그러나 대영제국의 군대로도 이들의 투쟁을 잠재울 수는 없었으며 결국 영국-아일랜드 조약을 통해 아일랜드 자유국이 수립되었다.
그러나 1921년 12월 1일 영국-아일랜드 조약이 성립되자 아일랜드 공화국군은 조약에 대한 입장을 두고 분열하였다. 이 조약의 결과 아일랜드 자유국이 수립되었으나 영국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 있는가를 놓고 공화파 안에서 일어난 분열은 결국 아일랜드 내전을 가져왔다. 아일랜드 공화국군은 이 조약에 의한 분열로 영국의 군대에게 희생된 것보다 훨씬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 조약의 아일랜드 대표 중 한 사람이었던 마이클 콜린스 역시 암살되고 만다. 그 후 영국과의 조약으로 아일랜드는 독립을 얻게 되지만 벨패스트를 중심으로 한 북아일랜드를 잃게 된다. 이러한 북아이랜드의 소실에 반대하고 조약에 반대한 반조약의 단체가 내전을 일으키고 1922년부터 1969년까지 활동하게 되면서 I.R.A.는 계속 명맥을 유지하게 된다. 사실상 1969년도에 I.R.A는 활동을 중지하게 되나, 대표적으로 명맥을 잊는 Provisional I.R.A.는 벨파스트(Belfast)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테러 활동으로 반 영국을 기치로, 무장 투쟁을 이어오다가 2005년도에 무장해제를 선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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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소설에 묘사된 I.R.A.와 북아일랜드와 문제의식
소설속에서 토마스 콜린스의 할아버지 피터는 아일랜드가 영국본토로부터의 독립을 강하게 주장하며, 자신을 포함한 I.R.A.의 더블린(Dublin)을 중심으로 한 무장독립 운동에 대한 무용담을 자신의 손자인 토마스와 그의 친구인 케빈의 어린시절에 늘 들려주게 된다. 그리고 피터는 자신의 사촌형이자 I.R.A.의 실질적인 리더인 마이클 콜린스가 암살 당한 직후 아일랜드를 탈출하여 영국의 한 어촌에 정착한 후에도 자신의 독립운동 정신에 매우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 간다. 과연 그렇다면, 원래 투쟁의 중심지이며, 현 아일랜드 공화국의 수도이기도 한 더블린 (Dublin)이 아니라 왜 북아일랜드의 벨패스트 (Belfast) 쪽으로 그 투쟁의 중심이 옮겨 갔을까? 그리고 왜 I.R.A.는 단순한 독립 운동이 아닌 보다 복잡한 민족적, 종교적 갈등을 바탕으로 한 폭력 투쟁으로 번지게 되었을까?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아일랜드의 종교적 역사와 그 갈등의 구조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2'. I.R.A.와 북아일랜드 실제 역사
북아일랜드는 얼스터 지방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북아일랜드의 종교 갈등은 18세기 스코틀랜드 장로교인들이 17세기 올리버 크롬웰의 침공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된 아일랜드에 이주하면서 시작되었다. 현재 북아일랜드의 얼스터에 이주 온 장로교인들은 가톨릭 신자들을 밀어내고,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이들의 후손들은 지금도 정치,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일랜드 사람들은 수백 년이나 영국에서 온 개신교인들에게 차별과 억압을 받았고, 이들의 불만은 부활절 봉기(1916년), 아일랜드 공화국군결성 등의 무장투쟁으로 폭발했다. 아일랜드 사람들이 가톨릭을 신봉함으로써 아일랜드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한 것도 개신교 교인들의 아일랜드 지배에 기인한다. 그 뿐만 아니라 북아일랜드에는 16세기의 영국의 헨리 8세에 의해서 내려진 수장령에 의해서 로마교황청과 독립한 성공회의 신도들도 있기 때문에 종교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며, 언어와 고유한 문화가 다른 아일랜드가 영국황실에 대항하여 저항하는 상징적인 장소이면서 피의 전투를 벌였던 물리적 배경이 되기도 한 것이다. 1969년에 형성된 P.I.R.A.가 무장 투쟁 및 게릴라 활동의 가장 활발한 양상을 보이며, 북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수많은 피의 전투를 일삼아 오면서 북아일랜드를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분쟁 지역으로 만든 장본인들이 되었다. 하지만 북아일랜드의 종교분쟁은 정계와 교회의 평화운동으로 많이 극복되고 있다. 특히 1972년에 해산되었던 북아일랜드 자치 정부가 1999년 주민투표로 부활함에 따라 무장투쟁은 거의 사라졌으며, IRA는 무장해제위원회(Decommissioning Commission)에 의해 2005년 10월 무장투쟁을 포기했음을 확인받았으며, 극우 연합주의정당(DUP)을 제외한 정당들도 이를 인정했다. 그러나 북아이랜드의 분쟁의 불씨는 영원히 사라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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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소설에 묘사된 I.R.A.의 활동범위와 아랍국가들과의 관계
이 이야기에서는 토마스 콜린스의 음모를 중심으로 I.R.A.가 이집트와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까지 진출하여 활동하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콜린스는 세계 정복을 꿈꾸게 되는데. 실제로 I.R.A.가 외부단체와 조직들과 교섭하면서 영국외의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려던 그런 실례가 있었을까?

(1)-3'. I.R.A.의 실제 활동범위와 다른 테러단체들과의 관계
실제로 I.R.A.가 아일랜드와 영국을 벗어난 다른 지역에서 활동했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다른 테러단체들과 해외에 있는 아일랜드 독립단체들과 접촉하거나 지원을 받은 정확은 있다고 한다. 그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리비아로 70년대 초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많은 화기들과 탄약들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Bowyer Bell, J. (1997). The Secret Army: The IRA. Transaction Publishers, pp. 556–571]
또한 I.R.A.는 미국내의 아일랜드인들에게서 지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대표적인 단체가 NORAID group이라는 곳으로, I.R.A.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주었던 곳으로 알려졌으나, 9.11테러 이후에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에 그 지원의 길이 많이 막혔다고 알려져 있다. [John O'Sullivan (15 February 2005). "The Padre Pio". National Review]
더 흥미로운 사실은 I.R.A.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the Palestine Liberation Organization)로부터 군사훈련과 무기를 지원받았는데, 1977년도에는 상당한 량의 무기를 제공받기로 하고, 운송하던중에 이스라엘 첩보당국에 의해서 차단되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The Provisional IRA by Patrick Bishop and Eamonn Mallie, p. 308.]
또한 2000년대 초반에는 세명의 아일랜드인이 콜롬비아에서 콜롬비아 게릴라 단체인, FARC (the Revolutionary Armed Forces of Colombia)의 요원들에게 폭탄 제조법과 시가전에 관련된 전문 전술등을 전수 하다가 붙잡힌 적도 있다고 한다. [Deborah Michaels (14 May 1996). "No. 93, Part II". Open Media Research Institute.]

* 결론: I.R.A.는 아일랜드의 영국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위해서 발생한 독립운동의 일환이었지만, 이 운동이 종교적 혹은 민족적, 문화적 갈등으로 번지게 되고, 운동의 성향도 점점 폭력적인 양상으로 전개 되어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으며, 영국-아일랜드의 많은 테러 위험을 부추겨 왔던 것이 사실이다. 비록 소설에서처럼 I.R.A.가 특정 단체나 다른 테러리스트와 본격적으로 손을 잡고 대대적으로 영국 외의 다른 지역에서 정치적, 군사적 행동을 감행 하였던 적은 없지만, 그 가능성을 소설 인텔리전스는 극화하여 묘사하고 있다. 단순해 보이는 내전이나 테러리즘이 이처럼 복잡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갖고 일어난다는 점은 I.R.A.와 아일랜드 독립운동으로부터 찾아볼 수 있는 교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은 독립운동가들인가, 테러리스트들인가?


* 소설 구독에 대해서: 이 소설은 현재 Amazon.ca에서 kindle 버전 ebook으로 영문으로 읽을 수 있다. 소설에 대한 자세한 소개들은 저자 홈페이지 authorbja.com에서 확인 가능하며, 기타 문의 사항은 jinhyungjung@yahoo.com으로 문의 주시면 보다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드리고자 한다.



*INTELLIGENCE CODE, 제1부 ARENA OF GREAT 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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